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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모 웹진(personweb.com)의 공 편집장님께서, 나더러 망각자라고 했다. 나는 무엇이든 정말 빨리 잊어버린다. 다락을 시작할 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누가 물어보면, 다시 그 때 내 기분이 어땠을까, 추측해 보고, 각종 정보를 통해 나의 기분을 추측하고 언어로 재창조해서 말해주곤 한다. 그렇게 내 그때의 기분은 다시 태어났는데, 얼마 안 있으면 또 새로 태어난 기분을 잊어버리고, 또 만들곤 한다. 때로는 내가 누구였는지, 어떤 사람인지도 까먹곤 한다.
괜히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은, 지금 내가 그렇다. 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까먹은 지금, 나는 나를 다시 만들어낼 것 같다.
라고 써 놓으면 멋질 것 같았지만, 실은 요새, 내가 너무 흐릿흐릿해진 것 같아서 시무룩해졌다. 뭐랄까, 내 지금 상태는 나다운 것, ‘아쿠스러움’, 나의 스타일 같은 것이 타인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 다고 내가 스스로 느끼고 있다.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이므로, 나는 자꾸 나의 모습을 자꾸 자꾸 표현, 표출해야 한다. 그렇게 자꾸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만이, 그 모습을 사랑할 수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예쁜 인생은 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나의 모습을 자-알 비춰주는 동료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운가 보다.
아마도 어쩐지 그래서,
나는 영화제를 시작했겠지.
지시문 첫 시간에 들어와서 발표했던, 나의 자기소개서를 슬쩍 가져 오면,
하루 아침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는 없었고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의 그 막대한 즐거움을 이미 맛보아 버렸고, 오히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나는 지금 꿈이 있고 함께할 동료가 있다. 나는 정말 즐겁다.
라고 되어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진짜 모르고 즐겁기만 했는데, 어쩐지 갑자기 알 것 같아졌다. 그 때 내가 그토록 말했던 그 막대한 즐거움은 바로 나와 동료를 사랑하고 있음인가 보다.
근데, 이 나 자신과 동료를 사랑하고 자꾸 서로를 비추고 일을 추진하는 게 늘 그렇게 잘되지만은 않았다.
때로는 동료의 모습을 비춰주고, 때로는 나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도, 동료도, 자꾸 자꾸 사랑해 줘야 하는데. 그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 학교 과제의 압박이나 휴가 나온 친구의 압박으로 잠시 혼을 빼고 있으면, 금방 거울 속에 내 모습은 사라져 버리거나 거울이 없거나, 거울을 바라보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하곤 했다. 혹은 동료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일을 몽땅 맡아와서 며칠간 일에 몰입해서, (당시는 즐겁지만) 일을 처리하고 나면 또 까먹곤 했다.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 무엇이었는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사랑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
생각해 보니 당연하기도 하다. 사실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고, 나도 그 막대한 즐거움을 맛본 경험이 많지 않으니, 한번 잊어버리고 흐름이 깨지고 나면, 다시 그것을 이루어내기 힘들 수밖에. 힘들면 또 슬럼프, 또 악순환 … 그런 식이었다.
어떻게든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내 모습을 비추고, 동료를 사랑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두렵고 귀찮고 힘들다고 피하기만 해서는, 예쁜 인생은 살 수 없다. 그런데, 자꾸 슬럼프의 악순환에 빠지면,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내가 자기소개서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써 놓았다.
“미친영화재ㅔ(오타아님)”을 하겠다고 주변에 노래를 부르고 다니고(여까진 그래도 쉬웠는데), 처음 그들에게 같이하자고 말하고,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고자 노력했을 때,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지금도 그렇다. 내일 저녁 바람 쐬러 삼청동 놀러가자고 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사람도 많고 연락하기도 불편하고, 쌩뚱맞을까봐 두렵기도 하고, 옆에 우준이 그딴거 하지말라고 하는 등 온갖 수난과 고난을 헤치고 용기를 내고 연락을 했더니.
역시나 돌아오는 반응들은 나의 모습을 비춰주었다. 그 반응이 무엇이었는지는 쑥스러워서말하진 않을 생각이지만. 아이 행복해라-
이 글도 쓰면서 보니 시시각각 완전 일관성이 없이 계속 삼천포에서 다시 삼천포로 흘러가는게 어찌나-_- 나 같은지 사랑스러워 죽겠다. 이 글을 사람들이 보면 또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가 고민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나 자신을 훈련 시키고, 주변 사람들도 나와 함께 공유하고 손잡고 걸었으면 좋겠다. 좀 더 이렇게 서로를 사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연습하고 배워나가서, 나는 평생 이렇게만, 행복하게만 살고 싶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일하고 돈 버는 방법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역시나 남이 만들어 놓은 판보다는, 내가 사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음, 써놓고 보니, 좀 더 구체적으로 좀 더 실 사례에 가깝게 주저리 주저리 꼬질 꼬질 다 읊어주고 싶지만 아직 언어화 능력이 역시나 (그간 여간 글 안 썼으니 당연하기도 하지만) 부족한 것 같다. 반성하고 더 예쁘게 살 거다. 아무튼 쓰고 나서 나는 행복해 졌으니 여간 기쁘지 않다. 또 마침 그간 정체되어 있었던 주변에, 행복한 반응들이 자꾸 돌아오고 있다.